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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주회사가 뭐길래 — SK그룹으로 보는 '적은 지분으로 큰 회사 지배하기'
    경제/경제개념 2026. 9. 26. 20:46

     

    지금까지 SK그룹 관련 글을 몇 편 다뤘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 20년 전 소버린 사태,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관계까지 —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주회사'입니다. SK㈜가 지주회사이고, SK스퀘어가 중간지주회사이고, SK하이닉스는 그 아래 있다는 식으로 계속 나왔는데, 정작 지주회사가 정확히 뭘 하는 회사인지는 짚고 넘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지주회사는 간단히 말하면 다른 회사의 지분을 보유해 그 회사를 지배하는 게 주된 사업인 회사입니다. 직접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팔지 않고, 자회사들의 주식을 들고 있으면서 그룹 전체를 관리합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100% 갖지 않아도, 심지어 20%대만 가지고도 그 회사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부분이 다시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적은 지분으로 지배하는' 구조의 허점을 손보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지주회사라는 개념 자체와, 왜 지금 이게 다시 도마 위에 올랐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지주회사란 무엇인가

     

    지주회사(持株會社)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그 회사의 사업 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쉽게 말해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에서 맨 꼭대기에 앉아 각 계열사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입니다. SK그룹으로 보면 SK㈜가 이 자리에 있고, 그 아래 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스퀘어 같은 자회사들이 있습니다.

     

    지주회사 아래 있는 회사는 자회사, 그 자회사가 또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는 손자회사라고 부릅니다. SK그룹에서는 SK스퀘어가 자회사이고, SK스퀘어가 지분을 든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에 해당합니다.

     

    2. 왜 이런 구조를 만들었나 — 순환출자와 소버린 사태

     

    원래 한국 대기업들은 지주회사 대신 순환출자라는 방식을 많이 썼습니다. A사가 B사 지분을 갖고, B사가 C사 지분을 갖고, C사가 다시 A사 지분을 갖는 식으로 고리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하면 총수 일가가 실제로 가진 돈보다 훨씬 큰 그룹을 지배할 수 있지만, 지분 관계가 복잡해서 외부에서 그룹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다룬 2003년 소버린 사태가 이 문제를 정확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 14.99%만 매집하고도 최대주주 자리를 흔들 수 있었던 건, 당시 SK그룹의 지분 구조가 얇고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겪은 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순환출자보다 지분 관계가 투명해서,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명확한 비율로 들고 있는 구조가 경영권 방어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적은 지분으로 지배가 가능한 이유 — 의무지분율

     

    지주회사 체제에서 핵심 숫자가 '의무지분율'입니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갖도록 정해뒀는데, 기존 지주회사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는 상장 자회사 20%, 비상장 자회사 40% 기준이 적용됩니다. 2022년 이후 새로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강화된 상장 30%, 비상장 50% 기준이 적용되지만, 기존 지주회사 체제 안에 있던 회사들은 소급 적용을 받지 않고 예전 기준(20%, 40%)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자회사 지분을 20%만 갖고 있어도 지주회사 요건을 채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SK그룹 구조를 보면 이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드러납니다. SK㈜는 SK스퀘어 지분 31.5%를 갖고 있고,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갖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산해보면 SK㈜가 SK하이닉스에 대해 갖는 간접 지분율은 6.3%에 불과합니다. 그룹의 핵심 이익원인 회사를 6%대 지분으로 지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4. 요즘 다시 불거진 규제 논쟁 — '쪼개기 상장'

     

    이 구조의 허점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026년 7월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가 새로 증시에 상장할 경우 의무지분율을 기존 30%가 아니라 50%로 올리는 방안을 보고했습니다. 다만 아직 국회를 통과한 확정 법률이 아니라 추진 단계입니다.

     

    배경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입니다. 일부 대기업이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30% 지분만 남기고 별도로 상장시키는 방식으로, 모회사 주주가치는 희석되면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만 커지는 부작용이 계속 지적돼왔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유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이 논쟁이 SK스퀘어·SK하이닉스 구조에 소급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됐고, 이미 지주회사 체제 안에 있는 기존 회사에는 이번 논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20.07%)이 기존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최소 요건(20%)을 근소하게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은, 지금 논쟁이 되고 있는 문제의 성격을 보여주는 참고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5. 투자자가 알아둘 개념 — 지주회사 할인

     

    지주회사 관련 종목에 투자할 때 자주 나오는 표현이 '지주회사 할인(디스카운트)'입니다. 지주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의 가치를 다 더한 것을 순자산가치(NAV)라고 하는데, 지주회사 주가는 보통 이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주회사 자체는 직접 사업을 하지 않는 데다, 자회사 지분을 실제로 팔아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힙니다.

     

    SK스퀘어가 이 개념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입니다.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 중 90%가 SK하이닉스 관련 주식과 현금으로 구성돼 있는데,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이 3월 24일 기준 46.4%였다가 최근에는 38%까지 낮아졌습니다. 회사 스스로도 2027년까지 할인율을 50% 이하로, 2028년까지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할인율이 줄었다는 건 시장이 지주회사의 자산 가치를 예전보다 더 인정해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할인율 개선이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덕분인지, 지배구조 개선 자체에 대한 재평가인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6. 정리하며

     

    지주회사는 그룹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든다는 장점 때문에 도입됐지만, 동시에 적은 지분으로 훨씬 큰 회사를 지배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SK그룹의 사례에서 보듯, 이 구조는 소버린 사태 같은 경영권 위기를 막는 방어막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왜 6%대 지분으로 핵심 회사를 지배하느냐'는 규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확인할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공정위가 추진 중인 신규 상장 자회사 의무지분율 50% 상향안이 실제로 국회를 통과하는지, 그리고 SK스퀘어처럼 지주회사 할인이 큰 종목들의 할인율이 앞으로도 계속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는지입니다. 지주회사라는 개념 하나를 이해해두면, 앞으로 나올 그룹 지배구조 관련 뉴스를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 참고 자료:

    • [공정위, '쪼개기 상장' 문턱 높인다…자회사 신규상장시 의무 지분율 30→50%로 — 다음뉴스](https://v.daum.net/v/20260728133149710)
    • [공정위, 대기업 규율 '고삐'…사익편취·중복상장 기준 손질 — 뉴스핌](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28000817)
    • [[2022 달라지는 정책] 지주회사, 자·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 데일리안](https://m.dailian.co.kr/news/view/1068657/2022-%EB%8B%AC%EB%9D%BC%EC%A7%80%EB%8A%94-%EC%A0%95%EC%B1%85-%EC%A7%80%EC%A3%BC%ED%9A%8C%EC%82%AC-%EC%9E%90%EC%86%90-2021)
    • [여전한 지주사 디스카운트, 나홀로 잘나가는 SK스퀘어 '왜' — 대한경제](https://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4063926645314768)
    • [자본준비금 5.8조 털어낸 SK스퀘어… 저평가 해소하나 — 블로터](https://www.bloter.net/news/articleView.html?idxno=671330)

     

    ※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실제 투자 결정 전 반드시 최신 공시자료와 증권사 리포트를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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